부동산 관련 글이나 동영상, 신문 기사를 보면 심심찮게 ‘전세가율’ 이라는 단어를 볼 수 있습니다. 전세가율 그거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뜻하는 거 아니야? 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아파트를 구입할 때 크게 실수할 수 있습니다. 전세가율 의미를 제대로 한 번 짚어봅시다.
전세가율 = 전세가 / 매가
전세가율은 그리고 우리나라밖에 없는 지표입니다. 전세라는 제도가 우리나라에만 있다고 해도 아주 틀린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세가율은 매가 대비 전세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에 전세 제도가 없는 곳은 전세가율이라는 지표가 필요 없게 됩니다.
전세가율을 구하는 방법은 전세가를 매가로 나눈 뒤 곱하기 100하면 됩니다. 가격이 5억인 집의 전세가가 3억이라면 3억/5억*100 = 60%입니다. 전세가율은 구하기가 굉장히 간단하지만 간단함에 비해 굉장히 많은 정보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전세가율이 변하는 이유 4가지
전세가율이 변하는 이유는 4가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매매가 대비 전세가인 지표가 변하는 이유가 4가지라니 갑자기 어지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간단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실제로 전세가율이 변할 때는 매가 요인과 전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1) 전세가가 올라갈 때, 전세가율↑
전세가가 오르면 매가 대비 전세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올라가게 됩니다. 전세가가 오르는 데 매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이 사고 싶지는 않지만 살고는 싶은 곳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모습은 사람들이 부동산에 대한 매수를 꺼리는 분위기에서 나타납니다.
사겠다는 사람은 없어서 경쟁이 없고, 경쟁이 없으니 가격이 변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전세로 살겠다는 사람은 집보다 많으니 전세가가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전세가율이 계속 올라가게 됩니다.
2) 전세가가 내려갈 때, 전세가율↓
전세가가 내려가면 매가 대비 전세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내려갑니다. 전세가가 떨어지는 것은 전세로 살겠다는 사람보다 집이 더 많은 경우입니다. 선택지가 많은데 굳이 웃돈을 주고 전세를 살 필요는 없기 때문에 더 싼 가격을 제시하는 집을 전세로 구하게 됩니다.
전세를 맞추지 못하면 집의 잔금을 치르지 못하거나, 전세금을 모두 돌려줄 수 있는 집주인이 많을수록 전세금의 하락 속도는 더욱 빨라지기 시작합니다. 이런 시장 분위기에서는 전세가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3) 매가가 올라갈 때, 전세가율↓
부동산의 매가가 오르면 전세가가 떨어지지 않더라도 전세가율이 내려갑니다. 왜 그럴까요? 매가는 ‘전세가/매가’의 분모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모가 커지면 값이 작아지게 되죠. 매가가 올라서 전세가율이 내려가는 경우는, 거주하려는 사람보다 소유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 때 발생합니다.
또한, 전세가가 올라가더라도 매가가 전세가보다 오르는 폭이 더 크면 전세가율은 내려갑니다. 부동산을 소유하고 싶은 사람들이 엄청 많아지면 전세가도 오르지만 매가가 더 많이 올라서 전세가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4) 매가가 떨어질 때, 전세가율↑
매가가 떨어지면 전세가율은 올라갑니다. 부동산 시장이 정말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 전세가 하락과 함께 매가 하락이 함께 나오게 됩니다. 서브프라임 이후의 시장이 약간 이와 비슷한 모습이었는데, 매가의 하락 폭이 전세가의 하락 폭보다 높아져 전세가율이 높아지게 됩니다.
전세가율이 오를 때 조심할 것
이렇듯 4가지 요인으로 인해 전세가율은 움직입니다. 보통 전세가율이 오를 때가 주택을 구매하기 좋은 시기로 알고 계신다면, 전세가율이 오르는 이유가 위의 1번의 이유인지, 4번의 이유인지에 따라서 그 결과가 크게 차이나게 됩니다.
1번과 4번의 차이는 대세 상승기와 대세 하락기의 차이만큼 큰 차이가 납니다. 전세가율이 오른다는 것만 동일하지 시장의 분위기와 방향성은 완전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세가율이 오르나 내리나를 보고서만 판단하시게 되면 큰 실수를 하게 됩니다.
전세가율의 또 다른 의미
전세가율에는 그 밖에도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선호도의 차이입니다. 어떤 지역은 전세가율이 항상 낮은 상태로 유지되는 가 하면, 어떤 지역은 전세가율이 상당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기 평균 전세가율을 놓고 확인해보면, 서울의 전세가율과 다른 지역의 전세가율이 서로 다른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는 40~60% 수준을 오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은 60%~80%까지도 전세가율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세가율의 차이는 바로 선호도에서 나타납니다. 사람들이 소유하고 싶어하는 주택은 어느 정도의 전세가율 상승이 나타나면 매수 수요가 나타나게 됩니다. 매수 수요가 나타나면 매가가 오르므로, 전세가율이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서울의 주택은 전세가율의 특정 범위를 넘어서 상승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습니다.
지방의 경우는 반대로 전세가율이 상승하더라도 매수 수요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전세가율이 더 높은 수준을 형성하게 됩니다. 전세가율이 장기간 높게 유지된다는 것은 그 지역의 주택을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전세가율은 90%나 100%가 되도록 오르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 그 이유는 바로 전세가가 계속 상승한다면 결국 매가를 초과하기 때문입니다. 빌려서 주택에 거주하는 비용이 사서 주택에 거주하는 비용보다 비싸다면, 결국 사람들은 주택을 구매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