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아파트 분양가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청약을 넣어서 당첨되어도 분양을 받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써먹을지도 모를 청약 통장에 매달 10만원씩 납입하고 있는 것이 아깝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주택 청약 통장 해지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청약 통장은 해지하지 마세요.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됩니다.
신축 아파트를 싸게 사는 유일한 방법
한창 유행하던 로또 청약이 있을 때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청약에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나쁠 때는 너나 할 것 없이 청약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분양가가 많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한몫 합니다. 아파트를 싸게 분양할 때는 경쟁이 너무 세서 어렵고, 경쟁이 조금 약해진다 싶으면 분양가가 높아서 분양 받기를 주저하게 만듭니다. 분양 받는 것은 청약 경쟁률이 세건, 약하건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여러분에게 구축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누구든 신축 아파트를 선택할 것입니다. 가격이 같다면 더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서는 청약 통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모든 신축 아파트는 청약을 통해서만 분양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분양 아파트를 사면 되지 않겠냐고요? 청약 통장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포기했을 때 미분양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청약 통장이 있으면 항상 청약 통장을 가진 사람보다 우선권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분양을 받지 않고 신축 아파트를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분양가보다 더 비싸게 사야만 합니다. 작게는 몇천만원에서 크게는 몇억까지도 웃돈을 주어야 하죠. 우리는 이것을 P(프리미엄)이라고 부릅니다. 주인이 중간에 바뀔수록 마진을 위해서 가격이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야채나 과일도 중간 유통업자들이 많이 껴있으면 원가에 비해 소비자가 지불하게 되는 금액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직거래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유통 마진을 최소한 적게 만들어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건설사로부터 소비자에게 새 아파트를 직거래 형태로 판매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청약입니다.
공공분양을 받기 어려워집니다
청약 통장을 해지하면 이자를 못 받거나, 연말정산에서 공제를 덜 받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납입 횟수와 납입 인정금액이 초기화된다는 것입니다. 신축 아파트를 가장 싸게 받는 방법은 청약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싸게 공급되는 아파트는 바로 ‘공공분양’ 입니다.
공공분양에서는 청약 당첨자를 선정할 때 납입 횟수와 납입 인정금액을 기준으로 선정합니다. 월 1회 최대 10만원 까지만 인정되는 이 기준을 충족하는 방법은 시간이 지나는 것 밖에 없으므로, 오래 된 청약 통장을 해지할 때는 이와 같은 조건의 청약 통장을 만들기까지는 다시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는 뜻입니다.
부동산의 경기는 반드시 순환하게 됩니다. 때문에 지금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정말 좋은 공공분양의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때 청약을 해지했던 사람들은 해지하지 않았던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가 없습니다. 지금 신축 아파트를 사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10년, 20년 뒤에는 아파트를 분양 받아 살고 싶은 시점이 반드시 오게 됩니다.
청약 시장이 한창 뜨거웠을 때, 로또 청약에 당첨되었던 사람들은 결국 오랫동안 청약 통장을 유지하며 꾸준히 납입했던 고가점자 들이었습니다.
유주택자에게도 청약 통장은 기회
주택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어차피 청약이 안 될 것이 뻔하다고 생각해서 청약 통장을 해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청약 통장은 주택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줍니다. 신축 아파트를 적정 가격에 분양을 받기 위해서는 어차피 청약 제도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나빠지게 되면, 청약 경쟁률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 때가 유주택자에게 잠시 열리는 청약 시장의 문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나쁜데 청약을 왜 하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나쁘더라도, 좋은 분양에는 청약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파주 운정, 인천 검단, 동탄 등 공공 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들이 그렇습니다.
청약 통장이 없으면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여 내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좋은 물건은 그런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때문에 최소한 청약 통장은 유지해야 동일 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때는 무주택 기간의 가점이 없어서 점수가 낮더라도, 가입 기간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시기입니다. 가입 기간에 부양 가족 포함해서 30점 정도의 점수만 되더라도, 상당히 앞 번호의 예비 당첨 번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주택자들에게도, 유주택자들에게도 청약은 신축 아파트를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입니다. 청약 통장을 해지하게 되면 목돈이 마련되어 당분간은 기분이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생길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꼭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